범양건영 상장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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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양건영, 3년 연속 적자에 감사 의견 거절로 상장폐지 위기 직면

범양건영이 2024년 재무제표에 대한 외부감사인으로부터 '의견거절'을 받으면서 상장폐지의 위기에 처했습니다. 부산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해온 이 건설사는 최근 3년간의 지속적인 적자와 자본잠식 상태로 인해 심각한 경영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범양건영의 재무 위기 상황

범양건영은 2024년 매출 913억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손실 378억원, 순손실 428억원이라는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러한 손실이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무려 3년 연속 이어졌다는 사실입니다. 이러한 장기간의 적자행진은 결국 회사를 자본잠식 상태로 몰아넣었습니다.

2024년 말 기준 범양건영의 누적결손금은 441억원으로 불어났고, 이로 인해 자본총계는 전년도 613억원에서 216억원으로 크게 감소했습니다. 납입자본금 275억원을 밑돌면서 자본잠식 상태가 되었는데, 지난해 10월 3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자본잠식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감사 의견 거절의 주요 원인

범양건영의 재무제표 감사를 맡은 외부감사인은 '계속기업가정의 불확실성' 등을 사유로 2024년 재무제표에 대해 의견거절을 결정했습니다. 회사의 유동성 여력이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이어가기 힘든 수준까지 저하된 점도 의견거절의 주요 사유로 지적되었습니다.

또한 매출채권 규모의 급격한 변화가 나타난 가운데, 매출채권의 실재성 및 회수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상황도 감사 의견 거절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기업의 재무 건전성과 투명성에 심각한 의문을 던지는 요소입니다.

상장폐지 위기와 대응 방안

상장폐지 절차와 법적 근거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제48조에 따르면, 재무제표에 대한 외부감사인의 의견거절은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합니다. 이에 따라 한국거래소는 범양건영에 상장폐지 사유 발생 사실을 통보했으며, 4월 10일까지 상장폐지 절차 진행에 대한 이의신청서를 제출하라고 요청했습니다.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기업은 같은 규정 제25조에 따라 영업일 기준 15일 이내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한국거래소가 이의신청을 받아들이면 심의를 통해 최장 1년의 개선기간을 부여하며, 이후 재감사를 통해 의견 '적정' 또는 '한정'을 받을 경우 상장폐지를 피할 수 있습니다.

범양건영의 자구책

범양건영은 상장 유지를 위해 한국거래소에 이의제기 및 개선계획 제출을 마쳤습니다. 회사의 주요 전략은 보유자산을 매각해 부채비율을 낮추고 유동성 재원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이미 구체적인 행동으로, 종속회사인 삼진앤컴퍼니는 2025년 3월 부산시 강서구 미음동 1651-1번지 일원의 공장용지를 처분했습니다. 삼진앤컴퍼니는 범양건영의 손자회사로, 고려종합물류가 삼진앤컴퍼니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범양건영은 고려종합물류를 완전히 지배하고 있습니다.

이 토지의 처분금액은 162억원으로, 장부가액이 131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약 31억원의 매각 차익이 발생했습니다. 이 외에도 범양건영은 만기 보유 예정이던 임대주택 리츠 지분 매각 및 미수금 회수 등을 통해 추가 유동성을 확보할 계획입니다.

국내 상장사들의 상장폐지 위기 현황

범양건영의 상장폐지 위기는 국내 자본시장의 더 넓은 맥락에서 볼 때 특이한 사례가 아닙니다. 2024년 12월 결산법인 중 57개 상장사(코스피 14개사, 코스닥 43개사)에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습니다. 이는 전년도 56개사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코스피 상장사 중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곳은 범양건영 외에도 KC코트렐, KC그린홀딩스, 금양, 삼부토건, 스타에스엠리츠, 이엔플러스 등 7개사에 달합니다. 이들 기업 모두 상장폐지 통보일로부터 15일 이내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결론: 범양건영의 향후 전망

범양건영의 상장 유지 가능성은 현재 진행 중인 자구책의 성공 여부에 달려 있습니다. 자산 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와 부채비율 감소 노력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이루어지느냐가 관건입니다.

한국거래소의 심의 결과에 따라 개선 기간이 부여될 경우, 범양건영은 재무구조 개선과 경영 정상화를 위한 중요한 시간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재감사를 통해 적정 또는 한정 의견을 받아내는 것이 상장 유지의 핵심이 될 것입니다.

앞으로 범양건영이 이러한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그리고 이러한 상황이 부산 지역 건설업계와 주주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기업이 경영 정상화를 이루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이지만, 적극적인 자산 매각과 구조조정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